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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27일
몇 년 전 중국에 갔을 때,
내 친구 중에 한명은 음식이 입에 맛지 않아 생고생을 해야만 했다. 반면 나는, 중국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나는 중국 음식을 정말 좋아한다. 소문난 중국 음식점이라면 한번쯤은 다 가보고 싶으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요리 중의 몇가지도 중국 요리다. 그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중국 요리집은 팔선생(서울), 예궁(대구), 가빈(대구)다. 다행히 두군데나 연고지에 있으므로 매우 흡족한 셈. 그 중에서도 예궁은 팔선생에서 맛탕사건(;)이 난 이후 가장 좋아하는 곳이 되었다. 퓨전 중국 요리를 하는 곳인데, 깔끔한 인테리어와 훌륭한 접대 변하지 않는 친절등이 주요 장점이다. (내가 이 요리집을 3년 이상 다녔는데 맛과 서비스가 단 한번도 만족스럽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예궁에 대한 내 인상은 퍼펙트에 가깝게 좋다.) 맛이 무척 깔끔하고 정갈하다. 중국 요리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정갈함인데, 이 집 음식은 잘 된 한식 만큼이나 깔끔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사시는 재미동포분을 모시고 갔던 적이 있는데, 무척 만족스러워하셨다. 맛이 깔끔하다고 말이다. 실제로 이곳은 데이트 코스로도 좋을 것 같다. 분위기가 은은하고 코스 요리가 깔끔하며 (내가 제일 추천하는 것은 2인콤보다.) 독특한 맛이 있다. 가격도 두 사람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는 것과 크게 틀리지 않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사천해물탕면. 굴, 조개, 무등을 넣어 얼큰하게 끓인 맑은 해물 국물에 국수를 넣어 삶은 것으로 면 자체보다 국물에 중독된다는 특징이 있다. 처음 먹을 때는 부드럽다가도 끝맛이 매워지는 것이 강점. 감기에 걸렸을 때 먹으면 직방이다. 사진은 찍어 놓은 게 있었는데....지금 찾아보니까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남이 있는 것은 맨날 사천탕만 먹다가 간만에 다른 걸 시켜본 기념으로 찍어 본 것. 폰을 바꾸면서 카메라 기능이 달린 걸 샀더니 이런 걸 자꾸 찍게 된다. .....하지만 솜씨가 형편 없어서 인물은 못찍겠다.(먼산) ![]() (위는 통게살볶음밥. 진짜로 통게살이 나온다.) 추천할 만한 메뉴는 2인 콤보 세트와 사천해물탕면, 해물누룽지탕 등이 있다. p.s. 참고로 말하면 팔선생의 추천메뉴는 짬뽕과 동파육, 북경식 탕수육, 새우 볶음밥 등이 있으나 역시 압권은 맛탕이다. 그러나 요즘 맛탕을 철수하는 모양인지, 어느곳에 가도 맛탕이 없다. 모처럼 서울에 가서 그 맛탕이 먹고 싶어서, 회식 장소를 무리해서 팔선생으로 잡았는데(그것도 그 먼 명동에서 방배동까지 일부러 갔다. 그전까지 방배동에만 유일하게 맛탕이 메뉴에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는 메뉴에 맛탕이 없다.), 오랫만에 방배동에 가보니 여기도 메뉴에서 맛탕이 빠진 것이 아닌가. 너무 서운해서 어떻게 안될까하고 사정을 이야기 하고 부탁을 했더니 너무 퉁명스럽게 거절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서비스가...서비스가.....ㅜㅜ (그냥 좋게 안된다고 하면 안되는 걸까. 왜 화를 내지.) 가빈(롯데백화점 8 층)은 새로 생긴 중국집인데, 특히나 고추잡채와 칠리 새우가 맛있다. 두 개를 다 맛보고 싶으면 가빈 정식을 시키면 된다. 깔끔하게 잘 나온다. ![]() 사진은 칠리 새우. .....사진 진짜 못찍었다. 2004년 10월 27일
여긴 몇년 전 부터 알고 있던 곳인데,
간 적은 몇 번 없다. 사실 음식 자체의 맛보다는 가게 특징 때문에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곳. 왜냐하면 간판부터 심상치가 않단 말이다. 인도 풍의 그림이 촌스러울 정도로 화려한 상황에, 제목조차 인도가는 길인걸. 게다가 정말 충실하게도 계속 인도 노래를 틀어 주고, 다소 꾀죄죄한 부분까지도 '컨셉?'이라고 느껴지게 하는 인테리어로 마감되어 있다. 카운터 옆에는 인도에서 찍은 사진이 있고, 인도 여행에 대한 상담도 해주기도 한단다. 인도판 파리 북 역인 것 같다. 카운터에서는 빈디 bindi를 비롯한 인도제 장신구들을 판매한다. 나도 하나 사긴 했는데 용기가 없어서 붙일 수가 없다. 쿨럭; 라쉬는 좀 느끼한 편이다. 텁텁하고 가끔 덩어리도 나오는 것이 좀 리얼한 느낌이 든다. 정말 인도 같다(;;)라는 묘한 감상이 든다고나 할까. 한번도 인도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텔레비젼에서 본 인도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것이다. 같은 라쉬라도 압구정동의 강가에서 먹은 것과는 다른 느낌. 하긴...가격부터 틀리긴 하다; 게다가 압구정도의 그 인도 요리점은 진짜 인도 사람이 서빙하는 데다가 가격도 눈이 튀어나올정도로 비싼 곳이었다. 인테리어 자체도 인도 서민보다는 인도 왕궁을 연상케 하는 구조였다. 여기는 카레와 함께 밥과 난을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디저트로 라쉬도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것 외에 다른 맛을 먹으려면 선택을 해야 한다. ![]() 밥은 이런 식으로 나온다. 쌀도 안남미 인 것 같다. 문제는 숟가락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퍼슬한 밥을 퍼 먹기가 좀 불편하다. ![]() 난은 이렇게 나온다. 옆에 조그만건 치킨 카레. 특이할 점은 화덕이 없어서인지 난을 튀겨서(;) 준다는 것. 이게 유일하게 섭섭한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담백한 한식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이 난에 익숙하지 않을 텐데, 그걸 튀기기까지 했으니 그 느끼한 맛을 어찌 감당할 지 모르겠다는 것이 있다. 처음에는 맛있는데 모든 튀김이 그렇듯 뒤 끝이 안 좋다. 카레 자체는 치킨 카레가 제일 낫다. 야채 카레는 야채를 갈아서 주기 때문에 색깔이나 맛이 묘하고, 쇠고기 카레는 너무 맵다. 이 가게의 포인트는 그러므로 튀긴 난(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와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벤트 형식으로 들러주면 좋을 곳이라고 생각한다. 인도식 물품 중에는 상당히 귀여운 것들도 많다. 예를 들어, 수저 꽂이 (아래) 같은 것 말이다. ![]() <위 그림에 대한 보충 설명> ....사실 이 장식을 처음 봤을 때 귀엽기는 했지만 뭣에 쓰는 지는 모르겠더라. 어설픈 상식으로 인도는 손으로 밥을 먹는 다는데, 그럼 이 받침대의 원래 용도는 대체 뭐였는가란 이야기로 의논이 분분했기 때문이다. 재떨이다, 아니다. 빈디 함이다. 등등으로 설왕설래 하였으나 '타구일지도 모른다' 라는 모양의 엽기적인 발언;;이후로 더이상의 상상은 금하기로 했다. 어쨌거나 특이하니까 좋지 않은가, 하면서 2004년 10월 08일
1. 자기를 삼인칭으로 부르는 것.
- 많은 사람들이 그러리라고 생각하지만, 특히 이 특징은 일본문화(혹은 만화)를 자주 접한 일련의 군상들에게서 발견된다. 사실 개중에서도 여성들이 많이 쓰곤 한다. 일본 내에서도 별로 평판이 좋지 않은 버릇인 것 같은데, 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서는 저런 식의 어법 자체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런 식의 호칭을 들을 때는 굉장한 위화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런 사람들은 유달리 자기 호칭을 많이 부르기도 한다. 즉, 평범한 한국 사람이라면 '나는'이라고 말할 대목에서 '페이는'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기 자랑이 많은 타입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거의 모든 주제가 자기 자신에게 국한되어 있다. 2. (사실은 1-1일 수도 있는데)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 - 아주 낭패한 일이다. 듣는 사람으로써는 곤욕도 이런 곤욕이 없다. 케이스 1과 겹쳐진다면 사태는 더군다나 설상 가상. 혼은 아스트랄한 세계에 가 있는 채 고개만 습관적으로 끄덕 거릴 뿐이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심지어는 남이 이야기 하고 있는 중요한 용건까지 돌연 끊은 채 자기 이야기만 한다!!! 3. 쉴 새 없이 말하는 사람. - 이야기를 끊거나 화제를 전환할 타이밍을 전혀 주지 않는다. 속사포와 같은 그 화제는 초인적인 노력으로 끊어 놓아도 결국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야 만다. 그 사람이 그 화제에 질리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말을 끊을 수 없다. 정말 민폐다. ....오늘 만났다. 그런 사람. 세 가지를 다 갖춘 굉장한 능력의 소유자. 나와는 백만광년은 더 걸리는 화제로 한시간을 떠드는 낯선 여자에게 잡혀 예의 바르게 웃어주느라 죽는 줄 알았다. 2004년 09월 16일
제목이 저런 이유는........
스테이크의 이름을 못 외웠기 때문. 이번 달에 즐거운 일이 있다면 괜찮은 레스토랑을 하나 건진 것이다. 그것도 서울이 아니라 대구에서(<-이건 굉장한 일이다!). 게다가 여기는 시내 한복판이기까지 하다. 조금 구석진 곳에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긴 하지만, 약도를 보고서라도 찾아 가 볼 만한 곳. 바로 작은 프랑스다. 사실 이 레스토랑을 들어갈 당시만하더라도 별로 기대하지는 않았었다. 핸드폰이 망가져서 여동생 쉬는 날 여동생을 끌고 시내 나갔다가, 피곤한데 같이 다녀준 그녀에게 한턱 내겠다고 들어간 곳이었으나, 겉에서 봤을 때는 그럴듯 해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사이비로 보였었다. 으슥한 골목에 있는 것도 그랬고 초라해보이는 외장도 그랬고 좁아 보이는 홀도 그랬다. 하지만 거기에 들어간 것은 바로 그래서였다. 아무래도 먹는 가게가 있을 것 같지 않은 골목에 무려 프랑스 레.스.토.랑.(카페가 아니다;)씩이나 되는 가게가 있다는 사실이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이다. ....그 전날 서양 골동 양과자점을 봤기 때문일 수도 있다. 비웃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숨어있는듯한 가게를 발견한 순간 길모퉁이를 돌던 아가씨들이 양과자점을 처음 발견했을 때의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더 좋았던 것은, 나올 때의 기분도 그 아가씨들이 양과자점을 나올때의 기분과 같았다는 것이다. 너무 너무 기뻤다. 정말 좋은 곳을 알았다는 느낌이었다. 우선, 내가 먹은 그날의 코스 요리. 1. 호박스프 ![]() : 정말 맛있다. 내가 먹어본 스프-죽 류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 힐튼 호텔의 호박죽의 맛하고도 비교해도 될 정도다. 은근히 단 맛이 특징. 이외에도 에피타이저로 마늘빵과 갈릭 소스에 절인 구운 마늘과 샐러드 등이 나오는데, 드레싱도 그렇고 요리 자체도 그렇고 굉장히 맛있음. 에피타이저 수준이 매우 뛰어남. 강남역에 있는 모 요리점보다도 나은듯. 2. 본편 - 그날 먹었던 쉬림프 스테이크. ![]() : 으흠. 그러나 에피타이저의 뛰어난 맛에 비해 메인 디쉬의 선택은 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새우를 감싸고 있는 튀김피가 너무 투박하고 씁쓰레한 맛이었음. 차라리 여동생이 시킨 크림 스파게티가 나았다. 스파게티 면도 독특하고, 씹히는 맛도 있었고. 차라리 두번째 갔을 때 먹었던 잭 다니엘 비프 스테이크 (아래) 쪽이 나음. 치즈맛이 강하지만 프랑스 요리다운 장식이며, 부드러운 고기등이 마음에 들었다. ![]() 3. 디저트 : 시나몬 케잌 조각과 소량의 과일과 티, 와인 셔벗을 준다. 이중에서도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셔벗! ![]() 은근한 와인향과 차가운 얼음의 감촉이 정말 끝내줌. 사진이 못생겼다고 해서 음식까지 못생겼다고 생각하면 안됨. 진짜 맛있다. 전체적인 평을 보자면 별 다섯개에서 네개를 줄 수 있음. 게다가 웨이트레스 언니가 무척 이쁘므로, 반 개를 더 줌. p.s. ...그러나 두어번 더 들러 본 결과 심각한 단점을 하나 알았다. 의외로 유명한 곳인 모양인지,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고서는 먹을 수가 없다는 심각한 단점이 있는 것. 홀이 작고, 종업원도 적어서인지는 몰라도 기다려 달란 이야기도 안한다. 즉, 홀이 차면 그냥 가라고 한다.... 더군다나 한번은 굉장히 불쾌하게 접대를 하더라. 바빠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찾아간 손님의 등을 나가라고 떠밀다니. 대체 무슨 짓이지?;; 호감도가 100에서 50%로 뚝 떨어져 버림. 와인 셔벗이 그렇게 맛있지만 않았더라도 아직까지 체크하고 있지는 않을텐데... (고로 치카게 수준의 성의 있는 접대는 기대할 수가 없음이다...물론 멋대로 싱크로 해버린 건 내책임이지만.) 2004년 09월 12일
나는 대구 태생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거리는, 대구 동성로의 일명 '스텔라 거리'(라고 혼자 부르는) 라인인데, 그 이유는 그 라인에 유달리 내가 좋아하는 음식점들이 일직선상으로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50m가 간신히 될 것 같은 그 거리에 내가 좋아하는 음식점이 무려 4군데나 들어서 있기 때문. 오늘은 그 중 한군데에 대해서 써보기로 하겠다. 바로 그 거리에서 가장 신참이라고 할 수 있는 <번햄즈 버거>에 대해서다. 번햄즈 버거는 생긴지가 육개월이 채 안 된 새가게다. 동성로 축제 직전에 개장했는데, 개장 첫날 지나가다가 이상한 데가 새로 생긴 걸 알고 기웃거렸다가 반해버렸다. 이 집의 주 메뉴는 웰빙 스타일의 샌드위치와 버거. 주문이 들어오고 나서야 만들기 시작한 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재료도 신선한 것들을 쓰고, 메뉴 자체도 (대구시내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본격적인 것이 많다. 특히나 나는 이집의 B.L.T를 좋아하는데, 특히나 견과류를 섞어 만든 식빵은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맛이 썩 괜찮다. ![]() 오늘 도전해본 것은 베이컨 치즈 버거. 늘 먹는 클럽 버거나 B.L.T와 뭐가 틀린가 싶어서 시켜봤는데 이것도 괜찮았다. 내용물을 보자면, ![]() 다음과 같이 빵 안에 베이컨과 소스에 볶은 양파, 싱싱한 양상치와 토마토를 넣었고 손수 만든 패티로 맛을 더했다. 담백하면서도 양파 때문에 달달한 맛이 나서 클럽 버거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든다. (클럽 버거와 다른 점은 계란 프라이가 들어가느냐 볶은 양파가 들어가느냐 하는 것 같다. 아, 그리고 치즈도. 아무래도 클럽 버거 쪽이 좀 더 담백한 맛이 난다) 가격대는 와퍼 세트 가격과 버거 하나 가격이 맞먹으니까 좀 비싼 셈이다. 하지만 재료의 선도라던가 독특한 맛을 따지자면 번햄스 버거 쪽이 아무래도 낫다. 오렌지 에이드도 썩 괜찮은 편. 아웃백에는 댈 게 못대지만 어지간한 패밀리 레스토랑보다는 낫다. 2004년 09월 10일
지금으로부터 4년 전에 압구정동에는
쉐마리오라는 가게가 있었다. 아직까지 케이크 가게의 지존이라고 기억하고 있는 그 가게의 최고 명물은 단연 돔케잌. 너무 달지도, 그렇다고 너무 묽지도 않은 감칠맛 나는 초컬릿 무스와 그 끝에 영롱하게 박혀 있던 금박지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그 케익이 기억에 남는 것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일년에 일때문에 몇번 올라가는 서울에서 그나마 자기 시간 가지고 사람을 만날때 그 케익과 함께 했던 기억이 소중했기 때문인지도. ...그런데 어느날 모처럼 친구와 찾은 압구정동(엔, 여기에 갈 일이 없으면 절대로 가지 않으므로 참으로 오랫만이었다)에서 쉐마리오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많은 서운함에 사로 잡혀야 했다. 쉐마리오를 시작으로 이대 앞 파리 북 역도 사라지고, 대학로의 피렌체도 사정상 못가게 되면서 추억의 가게는 추억의 사람들과 함께 사라져갔다..... 그 서운함을 이기지 못해서였을까. 나는 이후로도 계속 쉐마리오의 돔케잌을 대신할만한 케익들을 찾아 헤멨다. 하지만 그 절묘한 초컬릿 무스의 맛은 너무 달지도 덜 달지도 않아야 하는 까닭으로 모양만 비슷한 다른 케잌들은 '그 맛이 아니야!!'라는 나의 노호와 함께 본인으로써는 영문모를 분노와 울화의 대상이 되어야만 했다. 그렇게 2년.... 드디어 발견했다. 돔 케익의 후손. 최가네의 나폴레옹! 서울이 아닌 무려 대구에서 발견한 모처럼의 걸작이다. 저렴한 비용과 그보다 더 저렴한 맛;;;이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인 대구에서 삼천원짜리의 고급(!) 가격과 그만큼의 맛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이 최가네는 한 때 유행처럼 번졌던 케이크 전문점 라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곳이기도 하다. 오늘 시내에 나가는 길에 사서 먹으려다가, 생각이 나서 문득 찍어보았다. 디카가 집에 있어도 가지고 다니질 않아서 못 찍었는데, 폰을 바꾸면서 카메라가 달린 폰을 구했기에 맘 놓고 찍을 수 있었던 것이다. ![]() 그랬는데... 보다시피 색감이 영 구리다;;; 200만 화소짜리 디카로 찍으나 130만 화소짜리 폰카로 찍으나 흐릿한 색감에 촛점 맞지 않은 것은 똑같은 지경이니......나는 사진에는 영 재능이 없는 모양인 것이다. 노력해봐야겠다.. (응? 이게 결론?;;) 2004년 09월 09일
오늘은 놀랄 일이 골고루 생기는 것 같다.
밑에 묘사한 저 초컬릿도 신기하기 그지 없는데, 한 술 더 뜨는 일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신기한 초컬릿 바를 먹으면서 채널을 돌리는 와중에 웬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하는 건데 아마도 야생 동물에게 습격을 받았을 때의 대처요령에 대해서 알려주는 프로그램인 것 같았다. 그야말로 갖가지 동물들에게 습격당하는 인간들이 보여지는데, 워낙 피비린내를 좋아(;)하는 인간인지라 흥미가 돋아 거기에 채널을 고정시키고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그런데.... ![]() 상어의 습격 부분이었던 것 같다. 상어의 잔인함과 흉폭성을 실컷 알려주는 장면들이 지나가다가, 그야말로 느닷없이 사지선다가 나왔다. 질문은 대충 상어에게 물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거였다. 질문 자체도 강렬한데다 객관식이라고 던져준 답안들도 당돌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당돌한 것은 정답이었다. 상어에게 물렸을 때 어떻게 대처 해야 하는 가?의 답은 무려상어의 눈알을 찔러 후벼 파낸다! 였던 것이다;;; 상어에게 물어 뜯겨 정신이 없는 와중에 침착하게 상어의 눈을 노려 두 손가락으로(어이;) 상어의 눈알을 찌르라는 조언이 그 다큐멘타리의 요체였는데....뭐랄까. 그냥 바다에 가지 말라고 하는 편이 나을 조언이 아닌가 싶었다;; p.s.살모사에게 물렸을 때의 조언은 좀 쓸만한 것 같았다. 믿기지 않아서 문제지만; 영화에서 본 것 처럼 칼로 째고 지혈하고 입으로 피를 빨면 절대로 안된다고 하더군. 지혈을 잘못하면 피부가 괴사가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지혈조차 하지 말고 그대로 산을 내려가 병원을 찾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어느게 맞는 건지 헷깔린다. ...상어 눈알을 찌르고, 악어한테 물리면 쇠지렛대로 악어의 이빨을 뽀개라고 하는 충고 끝에 들어서인지는 몰라도, 신뢰감이 들지 않는단 말이다;;; 2004년 09월 09일
느닷없이 초콜릿 바가 먹고 싶어서, 슬리퍼를 끌고 동네 슈퍼에 갔다.
미스터 빅인가 하는 네슬레 걸 먹고 싶었는데, 이 동네에는 마침 다 떨어지고 없더라. 그래서 둘래 둘래 보다가 아무래도 외국 초컬릿인것 같은 초컬릿을 발견. 상표를 보아하니 마침 네슬레! 꿩 대신 닭이다. 혹시 아나. 상상하지도 못한 맛을 경험하게 될지. 그렇게 생각하고 그 초컬릿 바를 사와 집에서 먹기 시작했는데. 과연.. .......상상도 못한 맛이 나를 덥쳤다;; 엄밀히 말해 내가 사온 이 것은 초컬릿이 아니었던 것이다. 너무 놀라서 내가 못 찍는 사진까지 찍었다. 바로 아래의 것. ![]() 약 0.15mm 정도만 초컬릿으로 둘러싼, 정진정명의 달고나가 이 과자의 정체였던 것이다!!! (정신 차리고 다시 살펴보니 과연, 초컬릿이 아니라 '기타 캔디류'란다.) 네슬레의 현지화 전략은 벤처 마케팅의 키워드가 될 정도로 유명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놀라운 짓을 저지를 줄 예전에 미처 몰랐었다;;;; 시식 소감을 말하자면 : 우선 경험해 본 그 어떤 초컬릿보다 체감 칼로리가 높고, 구멍이 뚫려 있는 설탕 과자에 혀가 쓸려서 혓바닥이 몹시 아린다; 뒷 맛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단데, 포인트는 어금니 사이에 남아 있는 달고나의 잔여물. 지금 당장 이를 닦지 않으면 당장 충치가 생길 것 같은 강렬함이 사람을 사로잡는다. 이 과자의 매력포인트는 불량식품의 향기가 강렬하게 나는 예사롭지 않은 디자인과 그 맛. ....사실 투덜거리면서도 사온 바를 통째로 먹어 버린 것은 그 때문인 가능성이 높다.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ㅜㅜ 2004년 09월 09일
![]() 오늘 읽은 책. 사실 세상의 생일이라는 현대 SF 단편선을 읽다가, 감질이 나서 질러버린 SF 걸작선 가운데 하나다. 나는 SF 단편을 꽤 좋아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필립. K. 딕의 작품을 특히 좋아한다. 최초로 내가 읽었던 SF단편은 고등학교때 읽은 야채 아내였고, 그것은 <세계 여성 SF 걸작선>이라는 요상한 제목의 책에 있었다. 내가 SF 단편들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상상을 뛰어넘는 기발한 반전이었다. 찜찜한 뒷맛이 남는 호러 단편이나, 마찬가지로 끔찍한 살인에만 집착하는 듯 한(어이, 편견은 버려;) 추리 소설들과는 달리 SF의 상상력은 아스트랄한 구석이 있었다. 그야말로 '상상도 못해 본' 반전들에 가슴까지 벌떡거리며 놀라는 일이 태반이었던 것이다. 눈 앞에 있는 사물만 간신히 이해하는, 경주마같던 내게 그런 충격은 무척 즐겁고 유쾌한 것이었다. 일종의 일탈에 가까울 정도로 파격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허나 그런 맛으로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SF 장편에는 약했다.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소설에 도전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나는 대구시 동부 도서관에 존재하던 SF 단편집을 모조리 읽고 나서, 바로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에 도전했었던 것이다. 허나 그 책은 내게 너무 복잡했다. 순정 만화들로 인해 주인공에게 집착하는 버릇이 있는 내게 이제껏 정 붙인 캐릭터가 사실은 조연이었다는 충격적인 전개(!)는 너무 받아들이기 힘겨운 것이었다. 대를 이어 물려가는 주인공들을 보는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고, 1대로 안 끝나는 스토리는 힘겨웠다. 발랄한 단편들의 반전만 기대하고 책을 펼친 나에게 과도한 무게였다. ....사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기도 했다. 물리학이나 천문학 같은 건 내게 너무 먼 이야기일 뿐이었다. 아시모프님의 로봇 덕분에 나가 떨어지고, 한동안 내게 SF는 없었다. 다시 SF를 보기 시작한 것은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이영수님의 <나비전쟁>을 보고 나서다. 나는 그 단편들 중에서도 특히나 <나비전쟁>의 상상력에 큰 감탄을 했는데, 아직까지 나는 이영수님의 단편중에서 가장 놀라운 이야기는 그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후 오랫동안 그 작가가 누군지를 찾아왔던 나는 최근에야 그 분이 누구였는지를 알게 됐는데 (이번에 SF 책들을 질르는 바람에 샀던 <면세 구역>에서 나비전쟁을 발견하고서야 알게됐다. 그 분이 듀나님이셨다니. 듀나의 사이트를 2년 넘게 다니면서도 게시판 한번 안 가보던 덕에 그걸 여태껏 모르고 있었다;), 그 때문에 나는 이번의 지름을 꽤 행복한 결과로 기억하고 있다. 이번에 산 책은 <면세구역>과 <태평양 횡단 특급>,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그리고 <유년기의 끝>이다. 듀나와 아서 클라크의 책을 각각 두권씩 산 셈이다. 그런데 매우 공교롭게도 이 두 작가 간에는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아니 사실은, 듀나씨가 아서 클라크의 글에 영감을 받아 쓴 단편이 몇 편 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덕분에 나는 듀나씨가 설명한 참고자료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가 있었다. 가끔은 이런 우연도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어렵다;; 인터넷상에서 듀나님이라고 부르던 님이라 계속 그렇게 쓰이는데, 아서 클라크 님...이라는 이야기는 어쩐지 어색하다. 그렇다고 해서 듀나 님을 듀나 가..이렇게 쓰는 건 더 어색하게 느껴진다. 뭐랄까. 현존하는 사람과 저 태평양 너머에 있는 사람의 차이가 이런 건가보다. 내가 아직 SF에 문외한이다보니 아서 클라크에게 무한한 존경심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유년기의 끝은 굉장히 장엄한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인류의 종말(혹은, 구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소설에서 빛의 산란과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이미지는 요한 계시록의 일부를 연상케 할 만큼 규모가 크고 장대하다. 스케일 자체도 그렇거니와 묘사력 자체도 그런 것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인간을 초월한 것은 개인의 자아였지만, 이 작품에서는 아예 인류의 미래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신체로 승화되어 우주적 자아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 이미지는 정말로 환상적인데, 나는 읽으면서 이렇기 때문에 이 사람이 거장이라는 소리를 듣는구나 하는 사실을 알았다. 그 사람은 자신이 말하고 싶은 바를 묘사하는 재능이 있다. 읽는 사람에게 상상하게 하는 재능이 바로 그것이다. 독자를 몰입하게 하고, 독자를 상상하게 하는 이 재능은 의외로 많은 작가들이 가지지 못한 것인데 이 사람은 그걸 가지고 있다. 그리고 중력과 밀도에 대한 정밀한 묘사나, 빼어난 상상력은 내가 장편 SF를 읽기 시작하면서 반쯤은 포기 하고 있던 종류의 쾌감을 일깨워주었다. 이미 50년이나 지난 소설인데도 이미지 자체는 굉장히 세련되었다. 최신의 스타워즈 시리즈가 구닥다리로 느껴지니까, 말은 다한 셈이다. 헌데, 그런 반면에 반감이 드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작가가 내리는 결론이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100년이 채 안되는 절대적인 평화의 기간 동안 인간의 정신이 육체의 탈을 벗어버릴 만큼 도약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인간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평화 밖에 몰랐던 아이들이 부모와는 관계없이 독자적인 정신세계를 진보시킨다는 것은 내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 영역으로 남아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식의 '진화'를 나는 잰처럼 단정하게 받아들일 기분이 되지 않는다. 그 진화가 오버 마인드에 인한 강제 진화라서 더욱 그렇다. 내게 그것은 진화라기보다는 포식이라고 여겨진다. 오버 마인드가 인류의 미래를 먹어치워버린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굉장히 척박하고 속좁은 견해라는 것은 아는데, 그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사실 듀나님은 '크고 검은 눈'에서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나도 아서 c. 클라크보다는 듀나님 쪽에 더 공감이 간다. 내 자신의 자아를 잃어버리는 것이 정말 진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아무리 거대하고 강력한 초자아의 일부가 된다고 하더라도 자기 자신이 개체로써 존재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말이다. 용의 꼬리가 되기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라는 옛말이 조악한 비유인 것은 알지만, 강제적으로 절대적 자아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 상대에게 먹혀 영양분이 되는 것과 그다지 다른 것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 난 인간인가보다. 순환은 당연한 과정인데도 자연으로 돌아가길 거부하는 인간. 먹이 사슬의 정점에 선 나머지 자신이 자연에게 돌아갈 영양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거부하는 인간 말이다. 그렇기에 이 결말이 이토록이나 거부감이 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 자신이 전체가 아니라 전체의 일부가 된 다는 생각은 정말로 현대 인간의 이성으로써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100년간의 절대적인 평화라는 것이 고깝게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운명에 순응하도록, 저항하지 못하도록 인류를 길들인 기간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아서 C. 클라크 자신의 표현대로 절대적인 평화는 인류에게 투쟁심과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추진력을 고갈시켰다. 아이들을 그렇게 잃으면서도 불구하고 슬피 울기만 하는 부모들은 <치킨 런>에서 숙명을 받아들이던 시절의 닭들을 연상케 한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딴소리지만 나 같은 인간이 많으면, 아무래도 인류는 오버 로드로 진화될 가능성이 높지 싶다; 사실 오버 로드 조차도 인간에게는 꿈의 생명체다. 인간이 그들처럼 온화하고 지적이며 객관적인 지성이 될 때는 과연 언제쯤이란 말이던가....) 뭐. 이제 처음 읽었으니까 재해석의 여지가 있기는 하다. 몇 번 더 읽어보면서 생각을 정리해 볼 생각이다. 읽었지만 포스트를 못 쓰고 있는 다른 책들도 다시 한번씩 읽어 보고 말이다. p.s. 매우 걸리는 것 한가지 : 2004년 09월 07일
대체 어떻게 장르 노릇을 하는 것일까?
. . . 이 포스트는 '대체 역사 판타지'라는 전무후무한 희귀소재 가 무려 장르씩이나 된 데에 대한 불평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불평으로 끝날것이다. 그러니까 딴지 걸기 카테고리에 있는거지;) 엄청난 투덜거림이 보기 싫은 사람은 밑의 문장을 누르지 않는 편이 좋을 성 싶다. 난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장르화된 '판타지'에 대해선 할말이 참 많다. |